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 동부(돈바스) 지역에서 독립을 선포한 뒤 수립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이 재건 사업에 북한 노동자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데시스 푸실리 DPR 수장은 "외무부가 국가 재건에 북한 건설 노동자를 참여시키려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북한은 숙달되고 잘 훈련된 건설 노동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PR은 재건 사업의 견적을 파악하려 북한에서 첫 번째 전문가 그룹을 데려올 예정이다. 푸실린은 "북한과 DPR이 서로 메모를 교환했고, 상호 합의가 가능한 틀 내에서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있다"며 "외무부가 대사관 선정을 위해 모든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건설 노동자가 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재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를 두고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다.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에릭 펜턴 보크 조정관도 유엔의 대북 제재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DPR과 LPR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공화국이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사흘 전인 지난 2월 21일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이후 6월 말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에 이어 지난달 14일 북한이 이들의 독립을 승인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