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덮친 '남한산성 마을'…고립 17시간 만에 구호품 전달

입력 2022-08-09 19:39
수정 2022-08-09 19:40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산사태가 덮친 남한산성 마을이 고립된 지 17시간 만에 구호품이 전달됐다.

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청 남한산성면사무소 관계자는 검복리 마을 상황에 대해 "자정 무렵부터 마을 진입도로가 산사태로 유실돼 전기가 끊겼고, 인터넷도 안됐다. 오늘 오후에야 면사무소 직원들이 산을 타고 넘어가 중간 지점에서 주민들과 만나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검복리 마을로 들어가는 왕복 2차로 진입로에 산사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전날 오후 11시께부터다. 해당 마을에는 180여가구, 300여명이 살고 있다.

지난밤 내린 폭우로 마을로 통하는 진입로 한쪽 사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0여m 구간 이상에 토사가 쓸려 내려오면서 마을 주민들이 고립됐다.

폭우로 전봇대가 쓰러지면서 마을에는 정전이 발생해 전기도 끊겼고, 새벽까지 거세진 빗줄기에 면사무소는 굴착기 1대를 동원해 밤새 진입로에 쌓인 토사와 돌들을 치웠지만 역부족이었다.

면사무소는 9일 오후 4시께 산을 타고 넘어가 중간에서 주민들과 만나 주택 침수로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있는 이재민을 위해 물과 라면, 이불 등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마을이 고립된 지 17시간 만의 일이다.

진입로는 오후 들어 중장비가 동원되면서 마을 고립 18시간여 만인 9일 오후 5시30분께에야 뚫렸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광주시에는 439.5㎜의 폭우가 쏟아졌고, 남한산성면에는 400㎜ 가까운 집중호우가 퍼부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