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 삼성 "비상상황"…직원들 숙박비 지원한 카카오

입력 2022-08-09 16:03
수정 2022-08-09 16:10

지난 8일 오후부터 밤 사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최대 400㎜의 기록적 폭우가 내리면서 산업계와 정보기술(IT) 업계도 현 상황을 비상 사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차후 피해 예방은 물론 직원들의 근무 형태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가전 공장은 이번 폭우에도 이상 없이 가동 중이다. 평소 폭우에 대비한 관리와 시설 설비 등이 피해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 첨단 장비를 갖춘 공장의 경우 폭우와 침수에 노출돼 운영이 중단되면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므로 배수 설비를 기존 주택가보다 강화된 기준에 맞춰 설계한다.

기상 상황을 고려한 배수구 정비 등의 예방책을 통해 피해를 방지했다. 재고도 충분해 폭우로 인한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역시 현재까지는 생산라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은 습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폭우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다만 앞으로 이보다 더 많은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피해는 없지만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언급했다.


다수의 기업들은 직원들의 출퇴근이 어려워진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 재택근무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폭우로 출퇴근 어려운 직원들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LG와 SK도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거나 부서장 재량으로 재택근무를 결정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IT 기업들은 적극적인 재택 근무를 결정했다. '주 3일 현장출근'과 '전면 원격근무'를 선택하도록 한 네이버는 폭우로 인해 이번 금요일까지는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현장 출근을 한 것으로 인정하겠다고 공지했다.

카카오는 8일 밤 퇴근이 어려운 일부 임직원에게 인근 지역 호텔 숙박비를 지원했다. 회사 직접 출근 기조를 이어오던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업계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반면 경기 남부 지역에 위치한 일부 공단 기업의 경우 대부분 인원이 정상 출근했다.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선 필수 인력이 필요해서다. 이 지역의 한 제조기업 공장 운영 매니저는 "제조업이나 영업 직군의 경우 공장을 멈추면 손실이 크고 납기일이 빠듯하기 때문에 현장 출근을 지시했다"며 "공장 설비 점검도 필요하고 손볼 곳이 많다. 인력이 모자라지만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출근을 강행했다"고 덧붙였다.

유·무선 대형 통신 장애도 아직은 신고되지 않았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해 일부 유선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각 이동통신사가 기지국 우회 조치 등을 통해 통신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