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8일 18: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차량공유 업체 쏘카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기업가치를 낮춰 IPO(기업공개)를 강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주주 간 협의를 거쳐 오는 9일 상장 강행 여부와 그에 따른 공모가, 공모 물량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주관사단을 포함해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등 쏘카 주요 주주와 공모 전략을 재논의하고 있다.
4~5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100대 1을 밑도는 경쟁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수요예측에서 대다수 기관투자가가 공모가 희망 범위(3만4000원~4만5000원)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파악됐다. 증시 입성에 필요한 적정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IPO 강행과 철회 사이 갈림길에 섰다.
쏘카 측은 기업가치를 낮춰 상장을 추진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IPO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지도 불확실한 만큼 시장과 약속을 지키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위해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3만4000원~4만5000원) 하단보다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만원 중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총 공모금액을 줄이기 위해 공모 물량도 기존 455만주에서 줄일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최대 주주 외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의 동의 여부다. 쏘카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이재웅 쏘카 창업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40.1%, SK㈜ 20.2%, 롯데렌탈 13.3%, 재무적 투자자 19.5% 등이다.
올해 5월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한 원스토어 역시 당초 공모가를 희망 범위보다 낮춰서라도 상장하려 했다. 하지만 일부 주요 주주가 기업가치 하향에 반대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쏘카의 경우 이번 공모에서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단계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 1조3000억원 수준인 1조2060억~1조5943억원을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기업가치를 낮추면 주주의 반발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쏘카에 자금을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 중 가장 큰 지분을 보유한 곳은 IMM PE다. 2018년 쏘카에 600억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 242만3796주(지분율 8.33%)를 보유하고 있다. 주당 매입단가는 약 2만4754억원으로 추정된다. 만약 쏘카의 최종 공모가가 2만원 중반에서 결정된다면 IMM PE로선 약 4년 동안 별다른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해 희망 공모가 하단보다 낮은 공모가로 증시에 입성한 IPO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루닛, 비플라이소프트, 공구우먼, 모아데이타, 노을, 스톤브릿지벤처스, 인카금융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