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샤넬이 中 등 돌리고 향한 곳…매출 '대박'

입력 2022-08-08 08:58
수정 2022-08-08 08:59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중국 시장에 의존해온 글로벌 명품업체들이 점차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찌와 샤넬은 각각 미국 북동부 오하이오주의 콜럼버스와 중북부 미시간의 트로이에 새 매장을 열었다.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성지로 알려진 텍사스주에서의 영업 활동도 활발해졌다.

명품 업체들의 미국 성적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구찌 브랜드를 소유한 케링은 올해 상반기 북미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가량 급증했다.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28% 올랐다. 이 외에 구찌(23%), 에르메스(29%), 프라다(22%) 등도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WSJ에 따르면 명품업체들은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우려도 있으나, 부유층의 명품 소비는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판단이다.

특히 WSJ는 이들 업체가 기존에 의존하던 중국 시장에서 미국으로 발을 돌리게 된 배경으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방역 정책을 거론했다. 글로벌 명품시장 성장을 견인해 온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명품 업체들의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지난 3월부터 상하이와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수십개 도시를 전면 또는 부분 봉쇄했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2년 만에 가장 낮은 0.4%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월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로 물류 병목 현상 등이 빚어져 생산과 소비가 모두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초대형 면세점이 위치하는 등 관광지로 유명한 하이난섬에 확진자가 급증해 봉쇄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