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조 스마트시티 시장 잡아라"

입력 2022-08-07 17:38
수정 2022-08-08 00:59
아침에 눈을 뜨면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그날의 날씨, 도로 상황을 감안해 가장 이용하기 편한 교통수단을 추천하고 예약해준다. 차 안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원격진료를 받아 드론으로 약을 배송받는다. AI 쓰레기 처리기는 분리수거도 알아서 해준다. 2027년 부산이 ‘스마트시티’로 조성되면 일어나는 일상의 변화다.

이처럼 첨단 정보기술(IT)로 도시 기능을 진화시키는 스마트시티 솔루션이 한국 주요 수출 품목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방안을 중장기 경영계획에 담았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 구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한 결정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지난해 4570억달러(약 596조원)에서 2026년 8737억달러(약 1139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스마트시티는 IT를 활용해 디지털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자율주행, 원격진료, 스마트 교육, 드론 배송 등 도시 편의 서비스를 종합 구현하는 게 핵심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도시 기능을 진화시켜 생활 편의,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스마트시티는 경제적 파급력, 부가가치 창출 능력, 산업화 경쟁력 측면에서 효용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세종과 부산에서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첫 스마트시티는 2025년 세종 합강리에 274만㎡ 규모로 구축된다. 부산 스마트시티는 2027년 강서구 277만6860㎡ 일대에 조성된다. 세종에 3조1000억원, 부산엔 5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각 지역 상업·업무·주거·문화 시설 곳곳에 첨단기술을 심는 형태다. 여러 기업이 동시에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기 때문에 스마트시티 시장이 커지면 산업계 전반에 활력이 돌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시티는 IT뿐 아니라 모빌리티, 건설,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가 맞물려 수출 증대를 이끌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세종·부산 스마트시티를 성공 모델로 인도네시아 수출 등 국가 차원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CNS가 스마트시티 사업을 신사업으로 점찍은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LG CNS는 국내에서 스마트시티 솔루션 분야 대표 주자로 꼽힌다. LG CNS는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을 총괄하면서 일명 ‘디지털전환(DX) 서비스’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AI, 데이터,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사이버보안, 금융 등 여러 분야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은 현대건설, 신한은행, LG헬로비전 등 12개 사가 참여 중이다.

유인상 LG CNS 스마트시티총괄 상무는 “도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활용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관련 통합 플랫폼과 솔루션을 판매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시티는 구축 5년, 운영 10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다. 납품하고 나면 끝인 일반적인 제조업 수출과 달리 구축 및 운영 시기를 지나서도 관리, 업데이트로 후속 수익이 연결된다는 장점이 있다. 유 상무는 “5~6년 내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조단위 매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