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역시 헬스케어…기술株 이어 수익률 2위

입력 2022-08-07 18:00
수정 2022-08-08 01:02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서 벗어나자 시장에서 소외됐던 헬스케어 종목이 불황기에 주목받는 투자처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투자 위험이 낮으면서 기술주 못지않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월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더나는 “지난 2분기 매출이 47억4000만달러(약 6조1600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유지되면서 시장 전망치(40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백신 수요가 크게 늘었던 전년 동기 매출(43억5400만달러)에 비해 8%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기대 이상의 실적에 이날 모더나 주가는 15.9% 급등했다. 4일에도 주가가 4.12% 오르면서 2일 만에 주가가 20% 이상 뛰었다.

투자업계는 모더나 외 다른 헬스케어업체 종목들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전통적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헬스케어 업종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냈다”고 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전략가도 “거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의료업종은 최고의 투자처”라고 말했다. 6월 중순 1392.94까지 떨어졌던 S&P500 헬스케어 부문 지수는 5일 1531.03까지 오른 상황이다.

마켓워치는 불황기에 투자업계가 헬스케어에 주목하는 이유로 높은 기대 수익률과 낮은 투자 위험도를 꼽았다. 마켓워치는 “1986년 이후 헬스케어 부문은 기술주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헬스케어 부문 SPDR ETF’의 연간 배당수익률도 1.48%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산업이 기술주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작고 공급망 문제에도 덜 노출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의료산업 미래를 전망한 지난달 보고서에서 “헬스케어산업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규모는 지난해 5580억달러(약 725조원)에서 2025년 6960억달러(약 904조원)로 매년 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헬스케어산업은 생명과 직결돼 있다 보니 규제가 많은 편이다. 규제 여부에 따라 사업 변동성이 큰 대표적인 업종이다. 규제 완화에 우호적인 미국 공화당이 올가을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약가 규제가 풀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