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매물 동날 것"…이주 앞둔 창원 재건축 단지 '들썩'

입력 2022-08-08 07:03
수정 2022-08-08 07:17

경남 창원 성산구에서 재건축 단지들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이주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셋값이 꿈틀댈지 주목된다. 2015년에도 성산구 용지동과 가음동 일대에서 재건축 단지들이 이주를 시작하면서 전셋값이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 공인 중개 관계자는 "현재까진 이주 수요를 잘 흡수하고 있지만 조만간 매물이 동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산구 신월동에 있는 ‘신월주공’(신월2구역) 재건축조합은 최근 창원시청으로부터 재건축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인가 효력은 오는 12일부터 발효된다. 통상 해당 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후 실제 이주가 시작되기까지는 약 1~2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달부터 이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가음정 시장을 중심으로 가음1·2·3·4구역도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가음4구역이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를 받고 있다. 올해 내 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인데 만약 4구역이 인가를 받게 되면 ‘신월주공’ 1500가구와 가음4구역 570가구 등 2000가구가 넘는 이주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앞서 재건축 단지들이 이주에 나설 때 전셋값이 급등하기도 했다. 용호동 '용지 아이파크'(용호5구역)·'용지 더샵레이크파크'(용호4구역)·가음동 '창원 센텀 푸르지오'(가음6구역)·'창원 가음꿈에그린'(가음7구역) 등은 2015년 이주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5년 창원시 전체 전셋값은 7.52% 올랐다. 의창구가 13.24%, 성산구가 10.58% 올라 전체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재건축 단지 주변 전셋값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월주공' 맞은 편 상남동에 있는 '대동' 전용 49㎡는 지난달 2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연초엔 전셋값이 1억4000만원대까지 있었다. 인근에 있는 '성원' 전용 49㎡도 지난달 1억7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 1월 1억1000만원에도 계약이 맺어졌던 면적대다.


상남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신월 주공'이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수요자들이 상남동 등 주변 아파트로 많이 넘어왔다"며 "전셋값이 비싸 많은 수요자가 작은 면적대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대방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상남동 전셋값이 더 비싸 자금이 조금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낮은 대방동 일대로 이사했다"고 했다.

이주를 서두르라는 조언하는 공인중개사도 있다. 신월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이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물량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이미 많은 실수요자가 이사를 마쳤다. 본격적으로 이주가 시작되면 전셋값은 더 뛴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이사하는 게 낫다"고 했다.

당분간 성산구에 계획된 공급이 없어 전셋값이 안정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오는 2026년 12월까지 창원시 성산구에 계획된 물량은 2180가구에 불과하다. 2024년 5월 성산구 안민동에 401가구, 2025년 9월 내동에 1779가구 등이다.

상남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이주해야 하는 단지는 계속 나올 텐데 당분간 공급 물량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셋값 강세가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창원 전셋값은 0.07% 뛰었다. 전주와 같은 상승 폭이다. 작년 6월 마지막 주(28일) 이후 59주 연속 상승했다. 성산구는 작년 5월 넷째 주(31일) 이후 63주 연속 오름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