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익스플로러'가 7월 국내 시장 수입차 판매량에서 '깜짝 1위'에 올랐다. 익스플로러는 물론 포드의 차량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른 건 2003년 수입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선 익스플로러의 깜짝 1위 이유를 '물량 확보'에서 찾고 있다. 경쟁사 대비 본사로부터 물량을 많이 확보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부품난으로 본사 생산차질을 빚는 탓에 월별 수입 물량이 '들쑥날쑥'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 '올 뉴 익스플로러 2.3' 차량은 지난달 국내에서 728대 팔려 단일 트림 기준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렸다.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 E350 4MATIC(638대), 3위는 BMW X3 2.0(530대) 순이었다.
벤츠 E350과 BMW X3은 국내 수입차 판매량에서 매월 상위권에 드는 차종이지만 익스플로러는 '베스트셀링카'와는 거리가 있었다. 익스플로러는 물론 포드 차량이 국내 수입차 월간 판매량에서 1위에 오른 건 순위 집계 이후 19년 만에 최초다.
수입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난으로 본사로부터 받아오는 수입차 물량이 불안정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의 본사에서 전반적으로 생산물량이 줄다보니 국내에서도 딜러사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은 판매가 문제가 아니라 물량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쟁 차종인 볼보 XC90, 쉐보레 트래버스, 현대차 팰리세이드, BMW X5, 랜드로버 지프 그랜드 체로키 등이 생산 차질로 출고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포드 익스플로러는 상대적으로 소비자 인도가 빠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재 BMW와 볼보의 인기 모델의 경우 차량 출고까지 1년 이상,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5~6개월가량 소요된다. 그나마 수입차인 그랜드 체로키와 트래버스 정도가 3개월 내에 출고되는 상황이다. 익스플로러는 트림에 따라 2주 안에 출고도 가능하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2018년까지 경쟁 모델이 없어 사실상 국내 대형 SUV 시장을 독식한 모델이다.
2019년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내놓고 수입차 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SUV 모델을 내놓으면서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2018년 국내에서 연간 7000대가량을 팔았던 익스플로러는 2019년 4900대로 판매가 줄었고, 지난해는 3000여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익스플로러를 앞세운 포드의 국내 판매량도 2015~2018년 4년 연속 1만대를 넘어섰지만 2019년 9000대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해엔 6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