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회계사를 채용 중인 국내 ‘빅4’ 회계법인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메타버스를 통해 설명회를 여는 등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연봉 외에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 회계법인의 설명이다.
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PwC는 신입 회계사 380명을 뽑을 예정이다. 삼정KPMG는 390명,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은 각각 2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보수적이던 회계법인의 문화가 젊은 세대의 요구에 맞춰 바뀌고 있다”며 “채용 과정에서 이런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4 회계법인 모두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이들 회계법인은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정좌석제를 없앤 스마트오피스를 만들기도 했다.
또 다른 트렌드 중 하나는 법인 내 본부별 칸막이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회계법인은 감사법인 중심이었는데 최근 젊은 세대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국내 회계법인 최초로 신입 회계사가 입사와 동시에 회계·재무·세무자문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풀링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통상 빅4 회계법인의 신입 회계사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한 의무 연수 기간인 2년간 감사법인에서 회계자문 업무를 주로 했다.
EY한영은 2020년부터 커리어인모션제도를 도입해 근속 2년 직급을 대상으로 본부 이동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게 했다. EY한영은 지난해부터 신입 회계사 대상 교육을 메타버스로 했는데, 올해도 대면 교육과 메타버스 교육을 동시에 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신입 회계사들은 자신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정KPMG는 신입 회계사를 대상으로 3년간 글로벌 엘리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신입 회계사에게 연차에 맞는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성적 우수자는 해외 연수를 보내준다.
삼일PwC는 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해 올해 4월 컬처체인지&커뮤니케이션(CCC) 조직을 신설했다. 경력에 무관하게 조직별 대표를 뽑아 사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