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손으로 먹거나, 젓가락 쓰거나…기후가 만든 식문화

입력 2022-08-05 17:11
수정 2022-08-06 00:34
‘세계가 안방으로 들어온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만큼 다른 나라와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졌다. 해외여행도 예전에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한 달 살기’ 등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며 현지 문화를 오롯이 체험하는 여행이 유행이다. 타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책들은 외국 관광지 위주로 소개하거나 학술적인 이론에 치중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리의 이해>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책이다. 일반인이 해외 지역에 대해 너무 얕지도, 너무 깊지도 않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이윤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와 인지심리학을 전공한 도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함께 펴냈다.

책은 지리나 기후와 같은 자연지리 요인과 역사·제도 등 인문지리 요인에 따라 다양한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분석한다. 예컨대 반도는 ‘반은 육지이고 반은 섬’이란 지리적 특성이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양자의 중간에 속하는 성향이 강해 유연성이 뛰어나거나 돌변하는 성질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이탈리아 같은 반도 국가들이 해당한다.

지리적 특성에 따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먹거리가 달라지면서 지역마다 식문화도 차이가 있다.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수식(手食) 문화는 ‘인디카’라는 쌀 품종을 먹는 나라에서 발달했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끈기가 약해서 수저보다는 손을 사용해 뭉쳐서 먹는 것이 편리해서다. 반면 ‘자포니카’란 품종을 먹는 한국이나 일본에선 젓가락 문화가 발달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