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2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란 평가가 나온다.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 영향으로 핵심 사업인 광고, 전자상거래의 성장성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어서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CEO)가 찾은 돌파구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인 ‘메신저’와 돈이 되는 ‘검색 광고’의 추가 결합이다. 카카오는 인기 서비스인 오픈채팅을 별도 앱으로 독립시키고 프로필, 친구탭의 기능을 강화해 신규 광고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네 분기 연속 한 자릿수 이익률카카오는 2분기 매출 1조8223억원, 영업이익 1710억원을 올렸다고 4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7%, 영업이익은 5.1%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그렇다고 축포를 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소폭 밑돌았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영업이익률은 9.4%로 네 분기 연속 10% 미만을 기록했다. 인건비(4262억원)와 마케팅비(1503억원)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65% 급증한 영향이 컸다. 공격적인 인력 채용과 신사업 확대가 부메랑이 됐다.
주력 사업인 광고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게 카카오의 ‘골칫거리’로 꼽힌다. 카카오톡 기반 광고인 ‘톡비즈’ 매출과 포털 광고 중심의 ‘포털비즈’ 매출은 전분기 대비 각각 1.7%, 10.2% 줄었다. 남궁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전화 실적설명회)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지난 2년간 형성된 높은 기저는 성장성 측면에서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오픈채팅 별도 앱으로 독립
남궁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1%의 광고주가 카카오 광고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대기업 편중 구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소비 감소로 대기업의 광고 집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카오 톡비즈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카카오 경영진이 찾은 답은 오픈채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광고를 붙이는 것이다. 오픈채팅은 공통 관심사를 둔 사람들이 익명으로 모이는 소통의 장으로, 일간 활성 사용자만 900만 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4분기 오픈채팅에 광고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형 광고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화면 특정 영역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아닌, 검색 결과에 연관성 높은 광고주 콘텐츠를 우선 노출시키는 ‘검색 광고’를 고려하고 있다. 남궁 대표는 “‘다음’에서 발생하는 검색 광고가 있지만, 추후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검색, 탐색, 발견의 영역에서 광고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후 오픈채팅을 ‘오픈링크’라는 별도의 앱으로 독립시키고 해외에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선 신중론이 우세하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부사장)은 이날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 불확실성과 엔데믹 시대 이용자 패턴 변화로 하반기 성장은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수/선한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