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올 2분기 이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를 압도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온라인 광고가 e커머스와 클라우드에 이어 아마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CNBC는 아마존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구글과 메타를 앞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에 비해 훨씬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아마존의 시장점유율은 14.6%로 3위에 그쳤다. 구글이 26.4%로 1위를 차지했고 메타가 24.1%로 뒤를 이었다. 아마존은 구글, 메타와 비교해 10%포인트가량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이 달라졌다. 아마존은 지난달 28일 2분기 광고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87억6000만달러(약 11조4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경쟁사들을 앞서는 수치다. 같은 기간 SNS 업체 스냅의 2분기 광고 매출은 작년보다 13% 증가했고, 구글은 12% 늘었다. 핀터레스트와 트위터는 각각 9%, 2% 증가에 그쳤다. 메타는 1.5% 감소하며 역성장을 보였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아마존은 사업 전망을 낙관했다. 아마존은 올 3분기 광고 매출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13~17%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드루 립스먼 인사이더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장기적으로 온라인 광고의 거물이 되고 있다”며 “광고 사업이 아마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마존의 e커머스 사업이 광고 사업을 성장시킨 토양이 됐다는 분석이다. 경쟁 업체와 달리 아마존에선 광고주가 소비자를 특정해 광고 캠페인을 설계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SNS 업체들의 광고 사업은 약점을 드러냈다. 애플이 운영체제(iOS)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애플은 광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아이폰 사용자를 추적할 수 없게 정책을 바꿨다. 사용자를 식별할 수 없게 되자 SNS의 개인 타깃 마케팅 효과가 떨어졌다. 광고주를 끌어들일 요인이 사라진 셈이다. 메타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월 데이브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애플이 정책을 변경한 탓에 광고 수익 100억달러를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고주가 직접 소비자를 특정할 수 있는 아마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순풍을 탄 아마존은 6월에 광고주를 위한 실시간 소비자 분석 서비스인 ‘마케팅 스트림’을 선보였다. 립스먼 애널리스트는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기업들이 다른 곳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아마존에 광고 예산을 더 많이 할당하고 있다”며 “아마존의 광고 사업은 e커머스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 업체들은 아마존을 벤치마킹하러 나섰다. SNS 업체들은 e커머스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핀터레스트는 6월에 구글 커머스부문 사장을 지낸 빌 레디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레디 CEO는 취임 직후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쇼핑업체 ‘더예스’를 인수했다.
유통업체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매체 마케팅브루는 “아마존을 따라잡으려 크로거, 홈디팟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비 데이터를 활용한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아마존만큼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