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간 '다저스 목소리' 스컬리 94세로 별세

입력 2022-08-03 18:07
수정 2022-08-04 00:31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경기를 67년간 전담 중계한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사진)가 94세를 일기로 3일(한국시간) 별세했다.

미국 언론은 다저스 구단의 발표를 인용해 스컬리가 이날 별세했다고 전했다. 다저스 구단은 “스컬리는 다저스의 양심이자 계관 시인으로 다저스의 아름다움을 사로잡았으며 다저스 영광의 연대기를 기록해왔다”고 애도했다. 이어 “스컬리는 여러 면에서 다저스와 로스앤젤레스 공동체의 심장박동(핵심)이었다”고 덧붙였다.

1927년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난 스컬리는 포덤대를 졸업하고 방송에 입문해 1950년 브루클린 다저스의 경기 중계로 다저스와 오랜 인연을 시작했다.

다저스가 1958년 연고지를 브루클린에서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옮기자 스컬리도 함께 터전을 바꿔 2016년 10월 2일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라이벌전을 끝으로 마이크를 놓을 때까지 67시즌 동안 다저스의 흥망성쇠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경기 중계 시작을 알리는 ‘이제 다저스 야구를 볼 시간입니다(It’s time for Dodger baseball)’는 스컬리의 상징 콜이었다. 1975~1989년에는 미국 공중파 방송인 CBS와 NBC에서 야구, 미국프로풋볼(NFL), 골프 중계로 입지를 넓혀 전국적인 명성을 쌓기도 했다.

스컬리는 1965년 9월 샌디 쿠팩스의 퍼펙트 경기, 1974년 행크 에런의 기념비적인 715호 홈런 그리고 1988년 월드시리즈 커크 깁슨의 끝내기 홈런 등 MLB의 역사적인 순간에 정제되고 간결한 코멘트로 현장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