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하이트맥주마저 출고 차질…또 공장 막아 선 화물연대

입력 2022-08-03 15:20
수정 2022-08-03 15:2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의 소주공장에 이어 맥주공장에서도 시위를 벌이며 제품 출고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성수기 하이트진로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난 2일 오후부터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화물차 20여대를 동원해 출입 도로를 차단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약 200명으로 대부분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이며, 일부 이천·청주공장에서 파업을 벌여왔던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제품 출고율은 평상시의 29%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강원공장은 ‘테라’와 ‘하이트’ 등 하이트진로 맥주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맥주생산량은 총 41만6500㎘로 전주공장(39만820㎘)보다 많다.

하이트진로는 전국의 생산기지 5곳 중 전주와 마산을 제외한 3곳이 화물연대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의 강원공장 시위와 관련, “악의적이고 명분 없는 영업방해”라며 “공권력이 투입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강원공장에서 시위자들은 대다수 화물연대 지역본부 소속으로 강원공장과 연관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화물연대가 이천·청주공장 화물차주 시위에 개입한 이후 별다른 성과가 나지 않자 여름 성수기 매출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강원공장까지 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는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 명이 지난 3월 화물연대에 지난 3월 가입한 이후 촉발됐다. 이들은 운임 30%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며 이천, 청주공장에서 넉 달 넘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천, 청주공장은 한 때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의 생산이 중단되고 출고율이 떨어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달 말에는 이천공장 앞에서 시위하던 화물연대 조합원 20명이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무더기 체포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의 위탁 물류회사인 수양물류는 이천·청주공장 소주 이송 화물차주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수양물류는 오는 8일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화물차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통지하고 ‘휴일운송료 150% 인상’ 등 최종안을 제시한 상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