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3일 08: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시장의 터치스크린 패널 제조업체 일진디스플레이가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진디스플레이는 매각주관사를 선임해 사모펀드(PEF)운용사와 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거래 대상은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계열사가 보유 중인 일진디스플레이 지분 43.19%다.
일진디스플레이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056억원이다. 업계에선 거래대상 지분 가격으로 경영권프리미엄을 포함한 약 1000억원이 거론되고 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쓰이는 터치 패널 제조를 주력으로 한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80%를 이 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외에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와 잉곳도 생산한다. 최근에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경량화 터치 솔루션, 지문인식, 3차원 터치 솔루션 등을 신규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터치패널과 웨이퍼 잉곳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이 대거 진입해 가격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액 1014억원을 올렸지만, 35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307억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적자에 빠졌다.
올해 1분기엔 매출 432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생산물량을 국내 평택 공장에서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해 비용을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점이 성과를 보였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일진그룹의 창업자인 허 회장이 유일하게 주요 주주로 남아있는 계열사이기도 했다. 허 회장은 장남인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이사회 의장에게 2013년 경영권 승계를 마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계열사 구조조정 차원에서 일진디스플레이 경영권을 파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