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종희 "회식은 업무 연장 아니라 단합의 시간 돼야"

입력 2022-08-01 10:10
수정 2022-08-01 10:11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사진)이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사내게시판 '나우'(NOW)에 올라온 직원 글 가운데 지난달에만 4건에 대해 '안녕하세요. JH 입니다'로 시작하는 'JH Note'(노트) 댓글을 올렸다.

한 부회장은 최근 회식에 대한 불만 글이 몇 차례 올라오자 지난달 29일 답글을 통해 "여러 직원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회식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와 MZ세대의 입장 차이가 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며 "부서에서 회식하는 경우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음주 다양성도 존중하는 문화를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부서장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뒤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 아니라 건전하고 즐겁게 업무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 친해지고 이해하는 단합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주재원 도전과 부모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직원에게는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한 부회장은 "남편과 아빠가 되면서 회사와 일, 가족 사이에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지 고민하던 선택의 시간이 떠올랐다"며 "회사 차원에서 더욱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더 많이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퇴사를 앞둔 임직원의 불만도 경청했다. 지난달 11일 한 임직원은 '10년 다닌 회사를 떠나며-회사에 남기는 제언'이라는 글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빠르지 않다. 혁신을 지향하나 리스크를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경쟁사 대비 보상이 상대적으로 빈곤하다'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 부회장은 "소중한 인재를 놓치고 다른 곳으로 보낸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임직원의 업무 만족도나 임직원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근 가족 초청 행사에 다녀온 한 직원이 덕분에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어깨가 으쓱해졌다는 글에 대해선 "코로나19로 한동안 임직원 가족들을 모시는 시간이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면서 "인생을 5개의 공을 가지고 노는 저글링으로 비유하곤 하는데 가족, 일, 건강, 부, 명예 등 인생의 가치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유리로 돼 있는 공들을 놓치게 되면 긁히거나 깨져서 처음의 투명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JH의 서재'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선 여름 휴가철 추천 도서 목록도 공개했다. 추천 도서는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자기계발 관련으로 '리:프레이밍' '게으르다는 착각' '픽사 스토리텔링' '우리편 편향' '결정수업' 등을 제안했다.

그는 반기별로 타운홀 미팅 형식의 임직원 행사 'DX 커넥트'를 열며 소통에 힘쓰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원탁 테이블에서 소규모로 이야기를 나누는 'CEO 원 테이블' 행사도 매월 진행 중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