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로봇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면서 로봇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로봇시장의 성장이 필연적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로봇 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자율주행 기반 로봇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보다 1100원(4.32%) 오른 2만6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로보티즈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2.87%) 상승한 2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유일로보틱스(1.97%), 유진로봇(1.16%) 에스피지(1.03%) 등 다른 로봇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로봇주가 상승하는 배경으로는 민간 기업들의 로봇 사업 강화와 정부의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정식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키며 로봇 사업 본격화를 시장에 알렸다. 삼성전자는 2022년 웨어러블 로봇, 2023년 서빙 로봇, 2024년 서비스용 로봇을 차례로 상용화할 전망이다.
LG전자는 2017년 웨어러블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로봇 제조 전문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하며 2019년 CEO 직속 로봇 사업센터를 설립했다.
현대차는 2020년 로봇 제어 분야 선도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1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올해부터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와 2족 보행 로봇 '스팟'을 통해 매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중 ‘로봇, 반도체 등 디지털 실현산업 수요 연계·R&D 강화’가 포함되며 성장 모멘텀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로봇 산업은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에서 타 산업에도 활용 가능한 협동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고도화된 기술력에 따라 시장은 산업용 로봇에서 서비스용 로봇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시장 관심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봇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산업이다보니,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한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로봇 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 가능한 기업을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로봇의 3대 핵심 부품(감속기, 제어기, 서보 모터)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판매하거나 내재화를 통한 원가 절감을 이룰 수 있는 기업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단기적 관점으로는 현재의 전통적 산업 현장의 산업용 로봇을 대체하는 협동 로봇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물류와 배달 등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율주행 기반 로봇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관련 업종 내 최선호주로 에스피지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추천했다.에스피지는 로봇에 활용되는 정밀 감속기를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업에게 감속기를 공급하며 가시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감속기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내재화하며 비용 절감을 실현했다. 이에 따라 협동 로봇을 제조하는 타기업보다 경쟁력을 높이면서 수익성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에스피지는 로봇용 감속기 국산화 수요에 따른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연간 안정적인 흑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내년 본격적인 실적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