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의 K-한류이야기] 문화 창조산업은 굴뚝 없는 미래 산업이다

입력 2022-07-31 17:28
수정 2022-08-01 00:15
21세기를 맞아 문화의 세기는 오고 있는가. 문화의 원천은 상상이다. 상상의 힘은 창작이다. 전통으로 되치고 오는 창작의 역사가 곧 문화의 세기를 열 것이다. K한류를 논하고 한류 르네상스를 전망하고 있는 시대, 과연 한국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다. 전통은 법고창신의 살아 있는 힘이다.

아일랜드의 역사적 상상력으로부터 나온 ‘리버댄스’는 현재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출돼 아일랜드 국부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리버댄스는 아일랜드 전통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아일랜드 문화 부흥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영국과 유럽의 오랜 전설 속 마법 세계를 담은 ‘해리포터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연매출을 능가하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 일제시대 이후 한국인들, 특히 재일동포 어머니의 수난을 담은 ‘파친코’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떤가. 세계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 한다. 최근 음악교육 과정에서 국악을 일방적으로 배제해 많은 국악인의 공분을 산 바 있다. 헤겔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음악은 영혼의 양식이다. 세계 음악도 제 민족의 음악을 토대로 한다.

근대화 백년을 넘어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이제는 되돌아 거울 앞에 앉아 우리들의 자화상을 볼 때다. 일본은 신도로 무장하고 중국은 공자로 세계적인 문화융성을 도모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홍익의 좋은 전통이 있다. 인간을 널리 문화로 이롭게 하고, 강강술래를 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역사의 전통이 있다. 수천 년의 세월을 담은 역사적 상상력의 세계, 우리 민족의 신화 세계와 생활풍속과 어머니의 한, 눈물이 담긴 전통인 무속도 있다.

그러나 일제시대와 분단, 전쟁을 통해 갈기갈기 찢긴 비극은 친중, 친미, 친일, 친러 그리고 좌우익으로 남북으로 우리를 찢어놨다. 해방 후 대대적인 ‘친일문화 청산과 민족문화건설’이라는 과제는 헌법 전문 중 ‘민족문화 창달과 전통문화 계승’이란 문구로 오늘날 우리에게 과제를 남겨주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세계화라는 근대 한국의 거친 역사를 지나며, K한류의 힘은 어디서 오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K팝의 위상을 높였다. 음악뿐 아니라 영화, 방송, 게임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융성은 한류 3.0의 다음 진화 단계인 신한류(K-Culture)에 대한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2020년 현대경제연구원이 펴낸 ‘신한류(K-Culture) 도약을 위한 기회와 도전 과제’ 보고서는 신한류 시대로의 도약을 위해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이 갖는 기회 요인과 도전 과제 일곱 가지를 선정했다. ‘규모 경쟁력 갖춘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 ‘한류 팬덤 기반 콘텐츠 IP 확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높은 경제 잠재력’ ‘디지털 콘텐츠 시장 성장에 따른 한국 콘텐츠 진출 기회 확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콘텐츠 플랫폼의 부재’ ‘한국 콘텐츠 산업의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생산성’ ‘문화기술 선진화를 위한 환경과 인프라 개선 필요’ 등이다.

문화 창조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으로 미래 산업이다. 특히 K한류는 우리를 세계화할 것이다. 한국 전통의 무궁한 역사 원천에 대한 콘텐츠화와 이야기 창출, 데이터베이스화를 위한 기초 작업 등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이제 신한류의 역사를 위해 한국 문화와 민족, 세계가 통하는 길을 열어야 할 때다. 앞으로 신한류의 현황과 미래를 위해 민족의 역사적 전통을 밝히고 문제를 파악하고 실천 방안을 밝히는, 한민족 문화예술 세계화를 위한 고민을 열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