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줄자 美빅테크 실적질주 끝…'네카'도 빨간불

입력 2022-07-31 17:09
수정 2022-08-01 00:41
구글,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일제히 기대 이하의 2분기(4~6월) 실적을 내놨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디지털 광고 사업이 부진에 빠진 영향이다.

31일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2분기 광고 매출은 562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1.5%. 지난해 2분기 광고 매출 증가율(68.9%)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의 2분기 광고 매출은 281억5000만달러다. 전년 동기(285억8000만달러) 대비 1.5% 감소했다. 2020년 6%, 2021년 56%로 증가하던 메타플랫폼의 2분기 광고 매출 증가율은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SNS 업체 트위터와 스냅도 광고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이들 업체는 검색 결과에 광고를 노출하거나(검색 광고), 고객 성향을 파악해 콘텐츠에 광고를 넣고(디스플레이 광고)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다. 전체 매출에서 디지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구글이 80.8%, 메타플랫폼은 97.8%에 달한다.

최근 기업의 디지털 광고 지출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소비 둔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변화는 광고 단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메타플랫폼의 2분기 광고 단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내려갔다. 메타플랫폼 측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2분기 내내 디지털 광고 수요가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연이어 부진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오는 4일과 5일 각각 2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카카오, 네이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 매출에서 디지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68.2%(2022년 1분기 기준)다. 카카오의 광고 사업(플랫폼) 비중은 제조서비스업 매출의 53.6% 수준이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률은 2021년 31.5%에서 올해 13.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며 시장 기대를 낮추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서 추정치 평균)는 3454억원이다. 한 달 전(3718억원)보다 7.1% 감소했다. 카카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같은 기간 1970억원에서 1758억원으로 10.8% 줄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