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내년까지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목표가 차질을 빚게 됐다.
유네스코 측이 일본 정부가 제출한 추천서에 미비점이 있다고 판단해 제출된 서류를 토대로 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서다.
스에마쓰 신스케 문부과학상은 2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네스코 사무국의 심사 결과 추천서 일부에 불충분한 점이 있다는 판단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는 "유네스코 사무국에 판단을 제고해 달라고 요구하며 논의를 반복했지만, 유네스코 사무국의 판단이 바뀌지 않을 것이 어젯밤 늦게 확인됐다"면서 "이 이상 논의를 계속하더라도 심사가 진전되지 않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내년 등재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추천서 양식도 변경돼 새 양식에 맞게 추천서를 손질할 작업도 필요하다. 올해 9월 말까지 추천서 잠정판, 내년 2월1일까지 정식 추천서를 다시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능한 한 조기에 심사받고 세계유산으로 확실히 등록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고 스에마쓰는 전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할 세계유산위원회는 올해 러시아가 의장국이었지만 무기한 연기됐고, 2023년 이후 개최가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하다.
또 유네스코는 그동안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대립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가지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 일본 측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사도광산은 에도 시대에는 금광으로 유명했으나 태평양 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활용됐다.
당시 광산 노동은 기피 대상이었으며 일제는 조선인을 사도 광산에 대거 동원해 강제 노역을 시켰다.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 등록 추천서에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동을 사실상 배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