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국 전·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잠재 주택구매자들이 전·월세 시장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상으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까지 심화하면서 최근 들어 민간임대아파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147만6178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08만8992건) 대비 35.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월세 계약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월세 계약 건수는 올 상반기 폭발적으로 증가해 75만3798건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월세계약 97만6942건의 77%에 달하는 비중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올해 전국 월세 계약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세 부담 등으로 주택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포기하면서 전·월세 거래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민간 임대아파트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저렴한 월세와 낮은 신청 요건 덕분에 경쟁률이 다시 치솟고 있다. 인근 시세의 90% 정도로 월세가 형성돼 있고 원하면 최장 10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59㎡ 이하 면적이 대부분인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민간 임대주택은 면적이 넓고 품질이 좋아 실수요자 선호가 높은 편이다. 만 19세 이상 무주택자면 청약통장 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당첨 후에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하면서 내 집 마련을 도모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달고 시공되는 곳들이 늘면서 임대아파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분양 성적도 좋은 편이다. 지난 3월 경기 의왕시에 공급된 장기민간임대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349가구 모집에 8만892건이 접수돼 평균 231.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경기 의정부시에 공급된 ‘리듬시티 우미린’은 767가구 모집에 평균 경쟁률이 53.65 대 1에 달했다.
올 하반기에도 민간 임대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두산건설은 다음달 충남 천안시 청당동 일원에 전용면적 84㎡로 구성된 1201가구 규모의 ‘행정타운 두산위브 더클래스’를 분양한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 교동 일원에 후분양 민간임대주택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5층 33개 동 2586가구 규모로, 이 중 조합원분과 일반분양을 제외한 182가구(전용 39~43㎡)가 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