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갔던 '인천 송도' 어쩌다가…3억4000만원 '급락'

입력 2022-07-29 07:14
수정 2022-07-29 07:18

'인천의 강남'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이 심상찮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바이오 관련 호재에 치솟았던 매맷값은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에 내리고 있고, 집값을 따라 치솟았던 전셋값도 수억원 떨어지고 있다. 분양시장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청약시장에선 한 자릿수 경쟁률이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순위 청약도 수차례 진행해야 겨우 소진된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도동에 있는 ‘더샵마스터뷰21블록’ 전용 84㎡는 지난 21일 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달 초 거래된 8억9850만원보다 4850만원 내렸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9월 11억9000만원까지 뛰었는데, 고점 대비 3억4000만원 급락하게 됐다.

같은 동에 있는 ‘베르디움더퍼스트’ 전용 84㎡도 지난 14일 7억27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25일 7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곳인데, 한 달 만에 6000만원가량 몸값을 낮췄다. 지난해 9월 기록한 신고가(10억원)와 비교하면 2억7300만원 하락했다.

송도국제도시 내 외곽에서도 하락 거래는 속출하고 있다. 8공구에 있는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는 지난 2일 7억9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8억9000만원에 거래돼 앞자리가 바뀐 이후 한 달도 채 안 돼 1억원이 또 내렸다. 직전 고점 10억7500만원(작년 8월)보다는 2억8500만원 내렸다.



전셋값도 약세다. 송도동에 있는 ‘롯데캐슬캠퍼스타운’ 전용 84㎡는 지난 23일 2억83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이달 9일 맺은 전세 계약 4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5700만원 하락했다. ‘송도SK뷰’ 전용 84㎡도 이달 3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고, ‘더샵그린워크2차’ 전용 84㎡도 이달 3억8850만원에 세입자를 들여 3억원대까지 하락했다.

송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투기과열지구라 대출 규제로 심할 뿐만 아니라 최근엔 금리까지 오르면서 매수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더 없다"면서 "전세도 마찬가지다. 기존 전세 물량도 남아 있는 상황에서 주변에 입주를 앞둔 단지까지 있어 전셋값이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분양시장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서는 '송도 하늘채 아이비원'은 지난 26~27일 69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286명이 몰려 평균 4.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32~59㎡로 소형 평수만 분양했는데도, 전용 32㎡B에서 미달 물량이 나오면서 2순위로 넘어가기도 했다.

여러 차례 무순위 청약(줍줍) 끝에 물량을 소진한 단지가 많다. '송도럭스오션SK뷰'는 최근 5번째 무순위 청약 끝에 전용 84㎡, 전용 97㎡, 전용 104㎡ 등 3가구를 털어냈고,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도 지난해 12월 처음 무순위 청약이 나온 이후 총 8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이 나와 지난 5월 겨우 미분양 물량을 털어냈다.

송도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작년까지 분위기가 좋았지만,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너무 급등하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올해 들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사라지면서 청약 수요가 급감했다"고 평가했다.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경매시장도 마찬가지로 얼어붙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기준 송도에서 진행된 법원경매는 단 1건으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지난달에도 마찬가지 1건이 진행됐는데, 응찰자가 없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 집값은 지난 1월 넷째 주(24일) 하락 전환한 이후 27주째 내림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2월, 4월 등에는 보합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하락 반전했다.

올해 들어 인천시 집값은 0.79%, 전셋값은 2.28% 내렸는데, 연수구는 각각 2.06%, 6.73% 급락하면서 인천 평균을 웃돌았다. 다른 8개 구(區)와 비교해도 연수구 매매·전셋값 하락은 압도적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