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기 위해 전담팀(TF)을 출범시킨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직접 과목을 선택해 듣는 제도로, 아직 충분한 숫자의 교원이나 제도에 맞는 대입제도 등이 준비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고교학점제를 전면 재검토하거나 시행 시기를 미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교육부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일선 교육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교원, 전문가, 시·도 교육청 등이 참여해 ‘고교학점제 점검 TF’를 구성한다고 28일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개인이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직접 고르고, 일정 학점을 채워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공약으로, 산업수요맞춤형고(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올해 특성화고에 도입됐다. 지금은 일반계고의 84%가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 교사나 교육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에 대체로 공감하지만, 아직 손질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교사가 부족하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고르려면, 한 학교에서 운영해야 과목 수와 필요한 교사수도 그만큼 늘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교육개발원의 ‘고교학점제 도입 시 수업학급 및 시수 변화에 따른 필요 교원 규모 추산연구’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경우 2040년까지 전체 고등학교의 필요 교원 수는 연평균 5959∼7203명에 이른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지 않을 때보다 연간 951~2195명이 더 많은 숫자다.
지역격차도 우려된다. 농어촌 지역일 수록 강사·교사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교사가 구해지지 않으면 지방 학교는 충분한 선택과목을 개설할 수 없게 된다.
정시 비중이 높아진 지금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도 충돌한다.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맞게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게 아니라, 정시를 위한 수능 대비 수업만 이어져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비한 점을 점검·보완해 고교학점제를 2025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정부는 고교학점제 추진 점검 및 보완을 국정과제로 세우기도 했다.
교육부는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 현장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TF를 구성한다. 총 12명으로 구성되고, 교육부, 시·도 교육청, 고교학점제 운영 학교 교장과 교사, 교육 분야 교수, 입학사정관, 진로진학 전문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개발원 등이 참여한다. 오는 29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 주재로 TF 첫 회의가 개최된다.
최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