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사진)가 공식 취임 하루 전인 27일 도의회 여야 대표들의원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잔을 던졌다는 논란이 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8일 경기도와 경기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부지사와 곽미숙 경기 국민의힘 대표의원, 남종섭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전날(27일) 저녁 경기 용인시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김 부지사가 내정자 신분으로 여야 대표의원들과 도의회 정상화와 '협치'를 위해 회동하는 자리였다.
경기도 여야에서 나온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 김 부지사와 남 대표의원이 논쟁을 벌였고 언성이 높아지자 남 의원이 휴대폰을, 김 부지사가 술잔을 각각 내리쳤다. 이에 튄 술잔에 접시가 깨지며 파편이 튀었고, 맞은편에 앉은 곽 대표는 위협을 느껴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곽 대표에게 별다른 외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사건일 벌어진 다음날인 이날 김 부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경기도 국민의힘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 부지사는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폭력전문가"라며 "김 부지사를 즉각 파면하고 김동연 지사가 직접 사과하라"고 했다. 지미연 경기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곽 대표의원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경기남부경찰청을 찾아 곽미숙 대표의원 명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부지사는 이날 오전 곽 대표의원에게 사과하려 했지만 곽 대표의원 측이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부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만찬 중에 불미스러운 일은 일부 인정한다"며 "특정인을 향해 행동을 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며 사과했다.
김 부지사는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김 지사와 기재부에서 장·차관으로 호흡을 맞췄던 인물이다. 임기를 시작하기 직전에 '술잔' 파문이 일면서 아직 원 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기도의회의 공전이 더욱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지사는 앞서 정무직인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바꾸고 경제 관련 실권을 대거 몰아주는 행정조직 개편 조례를 공포했다. 정무직 부지사인 김 부지사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김 지사가 제안한 도내 '여야정 협의체'를 통한 협치도 당분간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