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악 가뭄 위기에…"샤워 간단히, 머리는 매일 감지 말아야"

입력 2022-07-27 18:44
수정 2022-08-26 00:02

기록적 폭염에 이어 최악의 가뭄 위기에 직면한 영국이 물 사용 제한 등 대응 조처를 위한 가뭄 선언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영국에서 지금의 건조한 날씨가 계속 이어질 경우 내달 가뭄이 정식 선언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가뭄을 크게 네 단계로 분류한다. 단계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뭄이 선언되면 밭에 물을 대는 것이 제한되거나 야외 수돗물 호스 사용 금지 조처 등이 지역에 따라 강제 시행될 수 있다.

영국 왕립기상학회장인 리즈 벤틀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 주간 건조한 날씨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천과 강, 저수지 수위가 굉장히 낮아진 상태여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영국은 7월 강수량이 평년의 20% 수준에 그치는 등 건조한 날씨가 수개월째 지속되는 상황이다.

영국 동부 등 일부 지역으로 한정하면 강수량이 평년의 4%에 불과한 곳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영국의 기후는 최악의 가뭄 피해를 본 것으로 기록된 1976년 이후 46년 만에 가장 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당국은 국민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물 사용을 줄이자고 호소한 상태다.

정원에서는 물 낭비 가능성이 있는 호스를 사용하지 말고,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하는 대신 간단히 샤워하라는 권고가 대표적이다. 또 머리를 매일 감는 것 역시 삼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반 가정에 물 절약을 호소하기보다 영국 내 노후한 수도관 등을 통한 물 낭비를 막기 위한 대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있는 노후 수도시설의 경우 낭비되는 물이 매일 30억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유에서다.

영국 자유민주당 팀 패런은 "정부는 당장 수도회사들에 가능한 한 빨리 노후 설비를 보수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