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라멘 덮친 우크라發 누들플레이션

입력 2022-07-27 18:01
수정 2022-08-04 15:1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본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밀가루 가격이 치솟아 일본의 대표적 서민 음식인 라면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6월 일본 전역의 라면 가격은 평균 617엔(약 5918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엔 올랐다. 총무성이 조사를 시작한 2000년 후 최고치다.

일본의 라면 전문점들은 직접 뽑은 면과 스프에 돼지고기, 죽순, 달걀 등 다양한 고명을 올린다. 여러 가지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서민 물가의 온도계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재료값 상승의 영향을 쉽게 받는 품목이기도 하다.

라면값 인상의 ‘주범’은 면의 주원료인 밀가루였다. 총무성의 소매물가통계조사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은 1년 새 12.3% 올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밀의 공급이 불안정한 데다 이상 기후로 작황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면 스프의 기본 재료인 간장도 주원료인 대두값 상승의 영향으로 5.8% 올랐다. 고명으로 사용하는 돼지 삼겹살, 육수를 내는 데 쓰는 다시마와 말린생선 가격도 0.2~1.5% 올랐다. 돼지 사료 가격과 어선의 연료비가 1년 내내 고공행진한 탓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