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의 2차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KFC 징거버거는 개당 5000원을 넘어섰고 버거킹 와퍼는 7000원이 코앞에 왔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식사’로 여겨지던 패스트푸드마저 추가로 가격이 오르면서 직장인 등이 느끼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버거킹은 29일부터 버거류 36종 등 메뉴 46종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27일 발표했다. 평균 인상률은 4.5%다. 지난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2.9% 올린 지 6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와퍼는 6400원에서 6900원으로 500원 오른다. 와퍼주니어와 롱치킨버거는 4400원에서 4600원으로 인상된다. 버거킹 관계자는 “물류비 원재료비 등 각종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과 연초에 한 차례 가격을 올린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은 최근 추가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KFC는 지난 12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200~400원 올렸다. 올해 1월 제품별로 100~200원씩 인상한 데 이은 2차 인상이다. 이번 인상에 따라 인기 품목인 징거버거는 4900원에서 5300원으로, 오리지널치킨은 조각당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올랐다. 오리지널치킨 가격은 지난해 12월 2500원에서 약 반년 만에 16%나 뛰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5.5% 올렸다. 롯데리아 불고기버거는 지난달 39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됐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도 이달 12일부터 메뉴 74종 가격을 300~1600원 인상했고,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과점 뚜레쥬르는 4일부터 80여 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그동안 햄버거 샌드위치 등 패스트푸드는 다른 외식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싸 가성비 식사로 주목받았다. 직장인들이 1만원 이하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 덕에 올 상반기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판매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롯데리아는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고, 맘스터치는 2분기 점심시간 판매량이 1분기보다 29% 불어났다.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가격 인상 등으로 하반기에도 외식물가지수는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평균 외식물가지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6.7% 상승했다. 갈비탕(11.8%) 생선회(10.2%) 짜장면(9.1%) 김밥(9.1%) 치킨(8.8%)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