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6000만명 아침잠 깨우는 알라미…'루틴 관리' 앱 인수한 까닭은

입력 2022-07-27 17:21
수정 2022-08-04 15:22

“자고 일어나는 시간뿐만 아니라 깨어 있는 시간의 습관까지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았습니다.”(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

“대기업 인수 제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딜라이트룸의 글로벌 성공 방정식을 적용해보고 싶었습니다.”(옥민송 마인딩 대표)

알람 앱 ‘알라미’와 생활습관 앱 ‘마이루틴’을 각각 운영하는 신재명 대표와 옥민송 대표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가 이 같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라미 운영사인 딜라이트룸은 최근 ‘웰니스 솔루션’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마인딩을 인수했다.

신 대표는 “알라미가 성공적인 아침을 돕겠다는 목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하루 생활 습관을 관리할 수 있는 회사와 협업하고자 했다”며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2013년 개발한 알라미는 알람 부문 글로벌 1위 앱이다. 세계 170개국 이상에서 쓰고 있다.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6500만 건에 달한다.

알라미는 특정 장소에서 사진 찍기, 스쿼트 하기, 수학문제 풀기 등 사용자가 미리 정해놓은 임무를 수행해야 알람이 꺼지는 게 특징이다. 집 앞 공원 사진이나 화장실 욕실용품 사진을 찍어올리는 등 다양한 ‘기상 미션’을 이용자들이 정할 수 있다. 한국 이용자 비율(15.5%)보다 미국 이용자(22.3%)가 더 많고, 일본 인도 독일 등 다양한 나라에서 쓴다. 미국에선 ‘악마의 앱’이라고도 불린다.

창업 초기 신 대표가 한 해외 기자에게 보낸 메일을 계기로 글로벌 정보기술(IT) 매체에 알라미가 소개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알람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이후 글로벌 이용자의 요청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서비스를 성장시켰다. 신 대표는 “예컨대 수학 문제 미션은 처음엔 한국 이용자 수준에 맞춰 조금 복잡한 연산을 제공했다가 미국에서 문제가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아 쉽게 바꿨다”며 “글로벌 기준으로 서비스를 꾸준히 맞춰왔다”고 했다.

딜라이트룸은 창업 첫해부터 흑자가 난 덕에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30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이다. 올해는 매출 2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2019년 도입한 유료 구독 모델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신 대표는 “보통 스타트업은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는데, 우리는 그런 인위적인 성장을 할 필요가 없었고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서비스 확대를 고민하던 중 마인딩의 마이루틴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알라미는 단순히 자고 일어나는 것까지만 돕고 있는데 성공적인 하루를 만들려면 깨어 있는 시간까지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며 “가장 잘 맞는 서비스를 찾은 게 마이루틴”이라고 말했다. 마이루틴은 사용자가 생활 습관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일일 루틴 설정, 회고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마인딩은 인수된 뒤에도 옥 대표가 자회사 형태로 독립 운영한다. 신 대표는 “직접 운영하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알라미는 성공적인 아침을 만드는 것만 해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 옥 대표는 “마인딩도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가기로 결정하면서 이달 일본에 진출했고, 다음달 미국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며 “알라미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글로벌 앱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