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부총리, 입시컨설팅·논문 의혹 놓고 "기억 나지 않는다"

입력 2022-07-27 18:02
수정 2022-07-27 18:03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논문표절 논란과 자녀 입시 컨설팅 의혹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박 부총리는 27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자녀의 생활기록부 컨설팅 의혹에 대해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생기부 제출은 어렵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앞서 박 부총리는 후보자로 지명된 시점부터 만취 음주운전, 자녀 생활기록부 컨설팅 의혹, 논문 중복게재 의혹을 받았다. 다양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회 공백 때문에 청문회를 통한 검증 없이 장관에 임명됐다. 이날 대정부 질문은 박 부총리를 검증하는 사실상 첫 번째 자리였던 셈이다.

이날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보도에 따르면 박 부총리의 자녀들이 2018년 컨설팅을 받은 학원 대표가 2018년 입시 부정으로 구속됐다”며 “입시 컨설팅 학원에 간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박 부총리는 “제가 많이 바빴기 때문에 자녀들이 어떤 학원에 다니는지 챙기지 못했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제출해 언론보도와 박 부총리 해명을 교차검증하자는 서 의원의 요구에는 “자녀들은 성인이 됐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성인의 동의 없이 제출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또 박 부총리는 “장남에게 확인한 결과 방송 자료화면에 나온 학생부 교과 내용은 본인의 교과 내용이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남에게 확인해보니 컨설팅을 받기 위해 학원을 간 적은 있지만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서 한번만 갔다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앞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박 부총리가 2018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아들들과 함께 한 입시 컨설팅 학원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박 부총리의 자녀가 이 학원에서 생활기록부 첨삭 지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논문 중복게재에 대해서는 “과거 관행이었고,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박 부총리는 숭실대 교수로 있던 2002년 한국정치학회보에 ‘환경정책에 대한 주민의 지지와 환경친화적 행위의 결정 요인’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투고한 후 2011년 뒤늦게 자진철회했다. 이 논문은 박 부총리의 미국 박사학위 논문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두 군데의 학술지에 유사한 논문을 중복 게재한 셈이다. 학술지 편집위는 중복 게재를 이유로 박 부총리에게 3년 투고금지 처분을 내렸다. 박 부총리는 비슷한 이유로 한국행정학회 영문 학술지에서도 3년간 투고금지를 받았다.

서 의원은 이 같은 중복 논문 자진철회에 대해 “10년이나 지나서야 뒤늦게 논문을 자진철회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2011년 승진심사를 받고 서울대 정교수로 임용되기 전에 문제가 될 만한 연구업적을 미리 정리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 부총리는 “전체적인 연구물을 점검하다 보니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겠구나 싶어 자진철회했다”고 답했다. 또 논문 중복게재에 대해서는 “너무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안나지만 지금까지 언론에서 문제제기한 논문들은 지금의 연구 윤리가 정립되기 이전에 나온 논문”이라며 “대부분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들은 박사학위 논문을 저널에 내곤 했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