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 "부실채점 의혹 세무사 시험 문제, 전면 재채점"

입력 2022-07-27 16:09
수정 2022-07-27 16:15


지난해 출제된 세무사 시험에서 특정 과목 부실 채점 의혹을 빚었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문제가 제기된 '세법학 2부' 시험의 '문제 1번의 물음 3번'을 전면 재채점하기로 결정했다. 세무사 시험에서 재채점을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추가 합격자가 발생하면 올해 2차시험 전에 발표해 수험가의 혼란을 줄인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공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 채점 일관성 미흡 등으로 수험자와 관계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감사원의 공익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후속조치를 조속히 진행해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측이 밝힌 조치계획에 따르면 세법학 2부 해당 문제에 대해 모든 수험자의 답안지를 재채점한다. 복수의 외부전문가를 위촉해 신속하게 재채점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8월 초까지 국세청으로 송부하겠다는 계획이다.

재채점 결과 추가 합격자 결정이 있는 경우엔 제59회 세무사 2차 시험일인 내달 27일 이전에 발표해 응시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한다. 또 부실 채점을 초래한 채점위원은 공단 규정에 따라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도 지난 4월 감사를 통해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재채점을 권고한 바 있다.

한편 이에 앞서 감사원도 이날 "제58회 세무사시험 2차 시험에서 출제 문제에 대한 사전 검증체계가 미흡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고, 채점 기준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일관성 없는 채점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3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며 "세법학2부 출제위원 겸 채점위원인 A씨는 해당 문제 채점 도중 단독으로 채점기준을 임의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의도적인 시험 난이도 및 채점 조작, 국세청 관련자의 문제 출제 개입, 부실·대리 채점 등의 의혹에 대한 위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고용부의 감사 결과를 그대로 유지했다.

감사원은 공단 측에 Δ재채점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방안 마련 Δ채점기준의 변경 및 적용 등의 대한 관리강화 방안 마련 ΔA위원의 위촉 및 채점 참여 배제를 통보하고 주의를 요구했다.

인력공단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 들여, 올해부터는 출제위원 선정 방식을 개선하고 출제 문항별 난이도 기준, 채점기준표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문제의 배점을 세세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또 현행 1인 채점방식을 2인 채점으로 변경하며, 채점위원과 채점센터, 출제위원 간 상호점검과 협의를 하는 채점 리포팅제를 도입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