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달 넘게 폭염…곳곳서 '전력 피크' 속출

입력 2022-07-27 12:44
수정 2022-08-18 00:01

유례없는 폭염 속에 중국에서 전력피크(최대 부하) 최고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통제에 이어 전력난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남부 5개 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중국남부전력망은 지난 25일 전력피크 223GW를 기록했다. 작년 세웠던 역대 최고 기록보다 3% 증가한 수치다.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1위인 제조업 허브 광둥성에선 기존 기록을 4.9% 상회하는 142GW의 전력피크가 나타났다. 광둥성의 성도 광저우에선 송전망 고장으로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중국남부전력망은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전력피크가 5GW씩 뛰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남부 지역에선 앞으로도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무더위가 10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저우시는 이번 더위가 1951년 이후 가장 긴 23일(7월 9~31일)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 당국은 시민들에게 에어컨 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해 줄 것과 최대 부하가 나오는 20~24시에는 고출력 전자제품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상하이에선 지난 13일 1873년 관측 시작 이후 149년 만의 최고인 40.9도 기록이 나왔다.

중국기상국에 따르면 25일 기준 67개 도시에서 기온 40도가 넘었다. 393개 도시는 35도를 넘었다. 지난 24일에는 저장성과 푸젠성의 13개 기상관측소에서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나왔다. 중국은 황색(24시간 이내에 기온 35도 이상 전망), 주황색(37도 이상), 적색(40도 이상)의 3단계 경보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상하이·장쑤성·저장성 중심의 동부에서 광저우·선전의 남부까지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전기위원회는 하반기에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전기위는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산발적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체 전력 생산의 50% 이상을 석탄화력에 의존하는 중국은 석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전사들은 정부에 비축분 3억t을 조기에 방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의 지난해 석탄 소비량은 40억7000만t이었다. 중국 정부는 올 상반기 20개의 신규 석탄 탄광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2년 동안 수입을 중단했던 호주산 석탄을 다시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