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빠진 외국인 관광객을 구한 ‘소방관 부부’ 강태우 소방교(28), 김지민 소방교(28)가 ‘LG 의인상’을 받았다. 부부 동반으로 LG 의인상을 수상하는 것은 2017년 이후 두 번째다.
LG복지재단은 지난달 18일 충남 당진 왜목마을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외국인 관광객을 살린 강 소방교와 김 소방교에게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강 소방교는 충남 119특수대응단 119항공대, 김 소방교는 충남 당진소방서 기지시 119안전센터 소속이다.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튜브가 뒤집히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을 목격하고 즉시 구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소방교가 맨몸으로 헤엄쳐 구조한 뒤, 김 소방교가 심폐소생술로 의식과 호흡을 살려냈다. 김 소방교는 당시 임신 35주차 만삭이어서 거동이 힘든 상황에도 다른 사람을 적극 도왔다는 후문이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기꺼이 물에 빠질 위험을 감수하고, 만삭의 몸에도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부부 소방관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한다”고 했다.
강 소방교는 “저와 아내 모두 소방관으로 할 일을 다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소방교는 “의식 잃은 환자를 보니 우선 살려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며 “곧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며 살겠다”고 했다.
LG 의인상을 부부가 나란히 받은 것은 2017년 김기용·함인옥 부부 이후 5년 만이다. 김씨 부부는 충북 단양군 민가 창고 화재 현장에서 초기 진화에 뛰어들고 사람들을 대피시켜, 지역 사회 귀감이 됐다.
LG 의인상은 LG복지재단이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을 담아 2015년 제정했다. LG복지재단은 희생정신을 기려야 할 의인이 있다고 판단될 때 비정기적으로 의인상을 주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 2019년부터는 묵묵히 선행과 봉사로 귀감이 된 시민들로 수상 대상을 확대했다. 현재까지 수상자는 총 176명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