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관련 논란으로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 레슬링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WWE의 회장직과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자진 사임을 결정한 빈스 맥마흔 WWE 전 회장이 불륜 관계를 입막음하기 위해 당초 알려진 금액보다 더 많은 비용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WWE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맥마흔 전 회장이 불륜 관계와 관련해 여직원들의 침묵을 요구하는 대가로 1460만달러(약 192억원)를 썼다”고 보고했다. 이 금액은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던 금액보다 260만달러(약 34억원) 늘어난 것이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맥마흔 전 회장이 사내 여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리지 않는 대가로 여직원 4명에게 120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맥마흔 전 회장은 프로레슬링에 흥미로운 서사와 극적 연출을 가미해 WWE를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일궈낸 인물이다. 더 락, 존 시나 등 유명 레슬러들을 키워내기도 했다. 맥마흔 전 회장은 WWE의 최대주주로 여전히 이 회사 지분의 약 32%를 보유 중이다.
WWE 이사회에 따르면 맥마흔 전 회장의 후임은 그의 딸인 스테파니 맥마흔으로 결정됐다. 스테파니 맥마흔은 WWE의 회장과 공동 CEO직을 겸할 예정이다. 이 회사 사장인 닉 칸도 공동 CEO직을 맡기로 했다.
맥마흔 전 회장의 사위이자 스테파니 맥마흔의 남편인 폴 레베스크는 수석 부사장으로서 WWE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총괄하기로 했다. 폴 레베스크는 미국 레슬러 시절 이름인 ‘트리플 H’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레베스크는 심장질환을 이유로 지난 3월 선수 은퇴를 선언했었다.
나스닥 시장에서 WWE 주가는 25일 오후 11시45분 기준 71.60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개장 2시간도 안 돼 전거래일 대비 주가가 8.12% 올랐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