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실적 엔진' 장착…"지금이 매수 타이밍"

입력 2022-07-24 17:21
수정 2022-07-25 00:26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완성차 기업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가 줄줄이 상향되고 있다. 역대 최고 대기 수요, 최저 재고율,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는 최근 일제히 현대차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유안타증권은 26만원에서 29만원으로, 다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24만원에서 26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29만원으로 올렸다.

현대차가 지난 21일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 35조9999억원, 영업이익은 2조9798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각각 8.61%, 30.48% 높은 실적이다.

기아는 22일 2분기 매출 21조8760억원과 영업이익 2조2341억원을 발표했다. 역시 컨센서스를 각각 7.65%, 22.05% 웃돌았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전체 판매 물량은 줄어들었는데도 SUV 등 고급 승용차 판매 물량이 늘어난 데다 높아진 원·달러 환율 효과를 봤다. 현대차의 글로벌 평균 판매단가(ASP)는 2만4100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의 ASP(2만4200달러)도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역대급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 주가는 잠잠하다.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달 저점 대비 실적 발표 전날까지 9.57% 상승했던 현대차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전날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도 실적 발표 당일 1.34% 하락했다. 하반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동차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와 실적 괴리 커…매수 적기”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 둔화 국면이지만 다른 소비재 업종과 달리 자동차의 대기 수요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현재 현대차 대기 수요는 약 4개월치(120만 대) 분량에 달한다. 반면 쌓여 있는 재고 물량은 약 1개월치 분량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비재 업종이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할 때 오히려 현대차의 실적 선전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세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의 원자재 매입 가격은 1분기 대비 20~25%가량 낮은 수준”이라며 “3분기 말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3조7913억원, 2조5345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17.06%, 57.75% 증가하는 수치다.

기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아의 글로벌 대기 수요는 5개월치(110만대)에 달한다. 반면 재고 물량은 18일치에 불과하다. 폭발적인 대기 수요를 기반으로 기아는 하반기 전기차 가격을 5% 이상 인상할 계획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