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이 1956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기연주회를 낮에 연다. 66년 만의 낮 공연은 2009~2017년 뉴욕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지낸 앨런 길버트가 지휘봉을 잡는다.
24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KBS교향악단은 제780회 정기연주회 둘째날 공연을 오는 3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KBS교향악단은 예술의전당 등이 주최하는 마티네 콘서트(낮에 여는 음악회)에 초청받아 주간에 연주한 적이 있지만 스스로 공연시간을 낮으로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첫째날 공연은 29일 오후 8시 인천 송도동 아트센터인천에 열린다.
이번 연주회는 앨런 길버트가 국내 오케스트라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무대다. 1부 첫 곡으로 진은숙의 ‘권두곡’을 연주한다. 이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오스트리아 출신 신성 키안 솔타니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2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한다.
주로 오전 11시대에 시작하는 마티네 콘서트는 서울 예술의전당이 2004년 9월부터 매주 목요일에 여는 ‘11시 콘서트’가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가 자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정기 연주회를 낮에 연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저녁에 공연장을 찾기 힘들었던 관객들이 수준 높은 정기 연주회 공연을 감상하고 오후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오케스트라들은 주말 공연을 주로 낮에 연다”며 “청중의 반응에 따라 앞으로 낮 공연을 자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