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찜통더위에도 신나는 음악과 함성이 귀를 자극한다. 온몸에 진흙을 묻힌 사람들이 곳곳에 모여 흥겹게 춤을 춘다. 방심하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흙 투성이가 되고 만다.
국내 대표 해양 축제 중 하나인‘해양 머드 박람회(보령머드축제)’가 지난 13일 개막했다. 올해는 산업과 축제가 결합된 국제 박람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보령머드축제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축제로 꼽힌다. 얼굴에 머드 페인팅을 하기 위해 줄 서있던 미국인 관광객은 “머드 축제가 개막했다고 해서 친구와 함께 왔는데 스페인 토마토 축제처럼 재밌다”고 말했다.
흥겨운 EDM 음악이 울리자 온 몸에 진흙을 바른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시원한 분수가 음악에 맞춰 뿜어져 나왔다. 대형 풀장에서 DJ가 들려주는 댄스 음악에 몸을 맡기며 남녀노소 함께 어울려 춤을 췄다. 베트남에서 왔다는 한 대학생은 “머드 축제를 즐기는 유튜브를 보고 찾아왔는데 파티 같은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몸을 흔들었다.
축제장 주변에 마련된 대형 머드탕, EDM공연, 머드 워터파크 등을 통해 다양한 머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지역 대학교 학생들이 마련한 홍보 부스가 눈에 띄었다. 한국폴리텍대학 산업잠수과, 충남도립대학교 뷰티과 등 학과 특성에 맞는 체험존을 마련해 머드팩 피부 마사지와 잠수함 드론 조종과 같은 다양한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이번 박람회는 우리나라 미래의 해양 신산업을 조명해보기 위해 주제·산업·체험을 테마로 '머드 속에 담긴 인류와 생명의 이야기'를 7개의 전시관에 담아냈다. 562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갯벌을 소개하는 해양머드 주제관과 해양기업을 홍보하는 해양머드 신산업관, 해양머드 체험관, 지역 특산품 홍보관 등이다.
박람회에는 해양 산업, 레저·관광 분야 기관·기업 84곳이 참가했다. 이 중에는 일본과 중국, 요르단, 라트비아, 루마니아 등 해외 5국 9개 기관·기업도 포함됐다. 이 기관·기업들은 해양산업 관련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수출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은 다양했지만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에서 온 한 관광객은 “푸드트럭들이 한곳에 모여 여러 음식을 판매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간단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비빔밥 등 각종 음식을 파는 푸드코트가 있었지만, 축제 분위기와 맞지 않아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박람회 기간에 머드의 미래가치 및 해양 신산업을 직접 보고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령 머드축제는 다음 달 15일까지 열린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