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금리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가 본격화하면 ‘2030 영끌족’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분위기에 성급하게 휩쓸리는 ‘뇌동매매’, 고점에 사고 저점에 파는 ‘거꾸로 투자’ 경향이 다른 세대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코인 시장에서도 깡통계좌가 속출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청년층 재테크가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은 2019년 이후 한국부동산원 세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 자료를 토대로 월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연령별 아파트 매수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2030세대의 상관계수가 0.57로 전 연령 중 가장 높았다. 40대가 0.5, 50대 0.43, 60대가 0.4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30세대의 상관계수가 높다는 건 이들이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마다 매수를 늘리고, 가격이 떨어지면 오히려 반대로 매수를 줄였다는 뜻”이라며 “재테크 측면에서 좋지 못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아파트 매수 건수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이런 성향이 그대로 나타났다. 2019년 서울 부동산시장에 정체기가 왔을 때 2030의 매수 비율은 25.7%(2019년 6월)를 기록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로 금리가 인하된 이후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자 이 비율은 44%(지난해 9월)까지 급등했다. 홍춘욱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투자 경험이 없는 젊은 층이 지난 5~6년간 자산시장 급등에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레버리지를 통한 과도한 재테크 패턴을 보인 것”이라며 “주관을 확실하게 세우지 않은 투자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구민기/이광식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