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t당 7000弗 깨지나…커지는 '경기침체 공포'

입력 2022-07-22 17:21
수정 2022-07-22 23:57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반전한 구리와 철광석 가격이 이달 들어서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원자재 가격의 급락이 경기 침체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구리 현물 가격은 2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7232달러에 거래됐다. 2020년 11월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3월 말 대비 4개월 만에 30% 가까이 급락했다.

송전, 건축·설비 등에 두루 쓰이는 구리는 경기선행지표 역할을 톡톡히 해 ‘닥터 쿠퍼’로 불린다. 구리와 함께 대표 비철금속인 아연과 알루미늄도 최근 석 달 새 각각 30% 이상 급락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20일 t당 105달러로, 올 3월 말(155달러) 대비 4개월 만에 32.3% 하락했다. 철강·비철금속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건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철강·비철금속업계는 인플레이션과 세계 각국의 긴축재정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올해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가격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건설과 자동차, 가전 등 전방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전방산업 수요 위축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고려아연, 풍산 등 국내 후방산업 대표주자들의 실적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