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한 엄마 싸이월드 보고 펑펑 울어"…눈물 쏟아낸 딸

입력 2022-07-23 20:00
수정 2022-07-23 20:08

인스타와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자신의 싸이월드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어머니의 싸이월드 계정을 복구한 한 여성이 자신의 유년 시절이 담긴 어머니의 싸이월드를 구경하다 눈물을 쏟았다는 사연을 전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머니와 자주 싸운다는 여성 A 씨가 문득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이 궁금해 어머니의 싸이월드를 복원했다는 이야기를 올렸다.

A 씨는 "부쩍 어머니와 싸우는 일이 늘어났고 '나를 왜 낳았냐'고 등의 말하는 등 갈등을 심하게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싸이월드에 있던 사진 등을 복원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떠올랐고,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엄마의 싸이월드를 복원하기로 했다.

결국 어머니의 싸이월드 계정을 복구한 A 씨는 십수 년 전, 엄마가 올린 게시글과 마주했다. 해당 글에는 어머니가 A 씨가 태어나기 전 임신했을 때부터 태어난 후 유년 시절의 딸을 보며 느낀 심경 등이 담겨 있었다.

A 씨 엄마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여전히 엄마라는 단어가 낯설다", "OO가 있어서 엄마는 아빠 만나길 참 잘했다 싶네~", "엄마는 분에 넘치는 울 딸 만나서 너무 행복해! 고마워 엄마를 행복하게 해줘서~" 등의 말이 적혀 있었고, A 씨가 하는 사소한 행동 하나에 행복해하는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A 씨는 "어렸을 땐 어머니가 쉽게 키웠다고 말할 정도로 속을 안 썩였는데 최근 모질게 했던 행동들이 떠오른다"며 펑펑 울었다.


이처럼 싸이월드가 복원되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용자들은 "한평생 4남매를 키우고 돌아가신 할아버지 사진을 복원했다", "결혼기념일 50주년을 맞은 부모님의 추억을 되살려줬다" 등의 사연을 올렸다.

한편 향후에는 유가족들도 싸이월드 사진첩 등 미니홈피에 저장된 자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초 싸이월드 운영권을 인수한 싸이월드 제트가 이용약관을 개정해 '디지털 상속권 보호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미니홈피도 가족에게 '상속'할 수 있게 됐다.


새 약관에 따르면 회원이 사망한 경우 게시글의 저작권은 별도의 절차 없이 상속인에게 상속되고 상속인의 요청에 따라 싸이월드는 회원의 공개 게시글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싸이월드 측에는 '사고로 떠나보낸 아들의 추억이 전부 싸이월드에 있는데 찾을 수 없다',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하지 못해 지금이라도 아버지의 납골당에 아버지 사진을 넣어 드리고 싶다'는 사연 등이 접수됐다.

싸이월드 제트 관계자는 "싸이월드가 한때 국민의 60%가 이용했던 '추억 웹하드'의 역할을 했던 만큼 공개 설정된 게시물만 유가족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운영사 역시 비공개 게시물은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