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요 정책 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 공급 실적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서면서 당분간 대출 수요는 움츠러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2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보금자리론 판매금액은 889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조491억원보다 절반 넘게 감소했다.
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은 금리 부담 탓이다. 올해 초 연 3%대였던 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5월 연 4%대를 넘어서는 등 급격히 오르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달에도 보금자리론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는 ‘u-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6%(10년)~4.85%(40년), 전자약정 등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5~4.75%다.
주금공은 최근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올해 1월 연 2.28%에서 5월 연 3.23%로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여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대개 국고채 5년물 금리에 따라 결정된다. 조기상환 등을 고려한 기초자산의 가중평균 만기가 약 5년 남짓이라 이 지표를 주요 참고지표로 활용한다.
8월 금리는 국고채 금리 변화와 수요자 금융 부담 등을 고려해 다음주 확정할 방침이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의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연 1.75%에서 연 2.25%로 뛰어 보금자리론 금리도 조만간 연 5%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선 일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보금자리론의 장점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금공 관계자는 “글로벌 통화 긴축 정책이 계속되는 와중에 국고채 금리도 급등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자는 고정금리 보금자리론을 이용하거나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주금공은 우선 소득이 적은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50년 만기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다음달 1일 출시하는 등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대출금리는 청년층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행 40년 만기 금리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