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확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간 ‘조카의 난’이 1년 6개월만에 사실상 끝났다. 금호석유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부사장(사진)의 사내이사 선임 등 현 경영진의 이사 선임안건이 모두 통과됐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21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스 동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측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총에는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과 함께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이 상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안건이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절대적인 찬성을 얻어 승인됐다”며 “수년째 경영권 분쟁을 유도해 왔던 주주 박철완과 그 가계의 특수관계인 지분 약 10%를 제외하고, 나머지 의결권 지분의 99%는 회사 측 안에 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로,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 전 상무는 지분 8.6%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다. 어머니와 누나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0%에 이른다.
그는 작년 1월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 공동 보유 관계를 해소하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반기를 들었지만 주총 표 대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이번 임시주총을 앞두고도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박 회장의 지분율은 박 전 상무보다 낮은 6.7%지만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부사장이 7.2%, 딸 박주형 상무가 1.0%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박 부사장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국민연금 등 대다수의 기관들이 회사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1978년생인 박 부사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한 후 2010년 금호석유화학에 합류했다. 이후 지금까지 해외영업 일선에서 활동해 왔다. 박 부사장은 이날 사내이사 선임 후 “당사 경영진 및 전 임직원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