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9개 지점서 일반 창구 수준의 화상상담 채널 '디지털 데스크' 운영

입력 2022-07-21 15:13
수정 2022-07-21 15:14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창립 기념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재창업한다는 각오로 모든 역량을 디지털 대전환에 쏟아야 한다”며 “우리금융을 대한민국의 디지털 시대를 가장 앞서 열어나가는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 그룹 체계 완성’을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자회사 디지털 지원 ‘디딤’ 운영 손 회장은 디지털 부문에 대한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정보기술(IT) 조직 및 영업 현장 실무자로 구성된 ‘레드팀’과 영업 현장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꾸려진 ‘블루팀’이 대표적이다. 레드팀은 실무자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블루팀은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담 지원 제도인 ‘디딤’(DIDIM)을 운영하고 있다. 디딤은 ’Digital, ICT, Data Innovation Manager’의 약자다. 지주사 디지털 실무자들이 자회사와 DT(디지털 전환) 관련 핵심 소통 채널을 구성하고 전담 지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자회사 디지털부서 임직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디지털 이슈를 점검하고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등 디지털 역량이 풍부한 자회사와 연계해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우리금융에서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을 의미하는 ‘디노랩’은 디지털 혁신의 요람으로 꼽힌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2016년 시작됐다. 최근까지 102개 사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고 796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현재 디노랩 1센터는 서울 성수동, 2센터는 서울 신림동에 자리하고 있다. 입주 기회를 얻은 스타트업은 우리금융과의 협업 기회와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 채용지원, 전문가 컨설팅 등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양해진 ‘디지털 채널’ 우리금융은 다양한 디지털 채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데스크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화상 상담 직원으로부터 일반 창구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창구다. 디지털 데스크에선 예·적금 신규, 각종 신고, 대출 상담 등을 처리할 수 있다. 화상 상담 직원이 고객의 얼굴과 스캔 된 신분증을 대조하고 신분증 진위를 확인함으로써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디지털 데스크는 현재 목동중앙 오리역 영업점 등에서 9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데스크를 활용한 디지털 익스프레스 점포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익스프레스 점포는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 취약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초소형 채널이다. 디지털 데스크, 스마트 키오스크,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디지털 기기 3종으로 구성된 무인점포다. 고객은 디지털 데스크에서 화상상담 직원을 통해 상품 상담은 물론 지점 창구 수준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우리금융은 WON컨시어지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금융 뱅킹 앱인 우리WON뱅킹의 WON컨시어지 전용 페이지를 통해 전담 직원 1 대 1 매칭,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만기 관리, 이벤트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4명의 직원이 400만명의 고객을 맡고 있다. 올해 7월 초에는 기업 그룹과 자산 관리 그룹에 각각 소호·WM(자산관리) 고객을 위한 ‘WON컨시어지소호영업부’와 ‘WON컨시어지WM영업부’를 신설했다. ○신성장 동력 ‘디지털 사업’우리금융은 디지털 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우리카드,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한화손보, NICE평가정보사와 국내 초대형 민간 ‘금융 데이터댐’ 구축을 위한 금융 트렌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 데이터댐이란 데이터 수집·적재·유통을 위한 가명 처리 프로세스 간소화와 공동 연구개발, 데이터 공유·활용과 판매에 협업하는 금융 공동체를 의미한다. 올해 6월 KT가 추가 가입하면서 금융 데이터와 이종 산업의 데이터 결합까지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사업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검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분산 신원 증명(DID),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우리은행 디지털화폐(WBDC),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 및 이를 송금과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멀티자산지갑’등이 대표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 기반 시장 예측 시스템도 출시했다. AI를 활용해 금융시장 동향 분석으로 고객 수익률 제고 및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센터에선 AI 상담봇을 활용하고 있다.

메타버스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과학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로 가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