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16개월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으면서다. 달러화의 강세가 다시 예상되자 금 가격에 하방 압력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70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 대비 10.50달러(0.6%)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반등세를 보이던 금 가격은 이날 하락세로 다시 방향을 틀었고, 지난해 3월 말 이후 약 16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서 마감했다.
금값이 최근의 하단 지지선인 온스당 1700달러 선으로 바짝 다가선 데에는 달러화 강세의 영향이 있다. 통상 금은 달러화로 거래된다. 달러화 가치 상승은 금 구매의 체감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날 글로벌 달러화 지수는 다시 107.2선으로 올랐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Fed 등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외환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든 모습"이라며 "모두가 Fed를 따라 더 강한 긴축 드라이브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따라 금값이 기술적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FXTM의 루크만 오트누가 애널리스트는 "주초 달러화의 후퇴가 귀금속 시장의 숨통을 약간 틔워주었지만, 여전히 귀금속 값을 끌어내리는 요인들이 도처에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금 가격은 심리적 지지선인 170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 직전"이라며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촉매제가 나오는 순간 쉽게 뚫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금값이 1년사이에 급격한 조정을 겪은 만큼 반등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귀금속 매체 브라이언 룬드윈 골드 뉴스레터 편집자는 "Fed가 긴축의 고삐를 조금 낮추는지 여부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라며 "만약 하반기에 Fed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긴축 강도를 조금 완화한다면 금 시장에는 다시 상당한 랠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