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 불균형이 우울증의 원인이라는 통설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감정 조절 신경전달 물질이다.
20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정신의학 전문의 조애나 몬크리프 교수 연구팀이 우울증의 세로토닌 원인설에 반론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우울증이 세로토닌 분비량 감소 또는 세로토닌 활동 저하 같은 세로토닌 불균형으로 발생한다는 세로토닌 원인설은 수십 년 동안 발표된 수많은 관련 연구 결과들을 봐도 이 이론을 입증할만한 확실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우울증 치료에는 1990년대부터 뇌의 신경전달 물질 세로토닌의 불균형을 약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이론에 따라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항우울제가 사용돼 왔지만,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수천 명의 우울증 환자와 우울증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의 세로토닌 분비량을 비교해 봐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수백명을 대상으로 세로토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아미노산 식단을 차단하는 실험을 해봤지만, 우울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다만 이와 대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일이 우울증 발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이 같은 일이 잦은 사람일수록 우울증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우울증 환자의 85~90%가 세로토닌이 모자라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들에게 세로토닌 불균형이 우울증의 원인이고, 우울증을 고치려면 SSRI 계열의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울증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는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항우울제는 환자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항우울제를 투여하면서 주기적으로 증상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