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뭐 있나. 이렇게 사는 것이지.”
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 19일 강원 춘천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두 사람은 이 대표가 청년 당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연 직후 한 닭갈비 집에서 막걸리 회동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지방을 돌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 강원 이전에는 제주, 목포, 순천, 광주, 진주, 창원, 부산 등을 차례로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내가 전에 단식 농성할 때 (이 대표에게) 이불을 선물받은 보답으로 강원도 홍삼액을 선물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되며 출마 자체를 하지 못할 위기에 빠졌을 때 이 대표가 도움을 준 인연을 소개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 대표가) 워낙 씩씩해서 홍삼액은 내가 더 필요해 보였다”고 응원했다.
이 대표의 지방 행보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16~18일 이틀간 전국의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대표는 25.2% 지지율로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1위를 기록했다. 18.3%를 얻은 안철수 의원에게 오차범위(±3.1%p) 밖에서 앞섰으며 나경원 전 의원(9.2%), 김기현 의원(4.9%), 장제원 의원(4.4%),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3.1%) 등이 뒤를 이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 등 최근 여권에 불어닥친 위기가 이 대표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 대표가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를 받는다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지면서 오히려 성공적으로 당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