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캠퍼스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추락해 숨지게 한 가해자의 부모가 주변 사람들에게 선처 탄원서를 요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티즌 A 씨가 "선처 탄원서를 써달라고 (가해자) 부모에게 계속 연락이 오는데 받아야 하냐"고 고민을 나타낸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나 말고도 여러 명이 연락받았다. 한 번만 살려달라고 선처 탄원서를 부탁받았는데 진심으로 고민된다"고 말했다.
또 "울고불고하면서 한 번만 살려달라고 하는 데 몇 명은 이미 썼다고 그러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휴대전화에 저장된 친구들에게 다 연락한 것 같다. 이미 몇 명은 좀 불쌍하다고 써준다고 하는데 은근히 압박이 들어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단해도 과 동기나 가해자를 아는 사람들이 '그래도 불쌍한데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연락을 계속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5일 가해자 B 씨는 인하대 캠퍼스 내 5층 공대 건물에서 C 씨를 성폭행했다. 이후 C씨가 추락하자 C씨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났다.
같은 날 새벽 3시 49분쯤 C 씨는 건물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C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B 씨를 체포했다.
지난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준 강간치사 혐의로 B 씨를 구속했다. B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고범진 인천지법 당직 판사는 이날 "도주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C 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 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