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의 올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하고 각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수출기업에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다 고수익 차량 중심 판매에도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 2분기 매출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각각 33조1465억원과 20조32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 11%씩 늘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2조2837억원, 1조8304억원으로 20% 이상씩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예상치대로라면 현대차는 8년 만에 분기 영업익이 2조원을 넘게 된다. 현대차는 2014년 2분기에 2조872억원의 영업익을 올린 바 있다. 기아 역시 지난 1분기(매출 18조3572억원, 영업이익 1조6065억원)를 뛰어넘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된다.
제네시스 등 고수익 브랜드 중심의 판매로 포트폴리오가 조정된 영향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 2분기 판매 대수 자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와 3% 줄었다. 그럼에도 제네시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면서 이윤을 많이 남겼다. 이들 차량은 판매 단가가 높아 한 대 팔았을 때 회사 측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2만5688대를 판매하며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썼다. 올 2분기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16%로 1년 전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SUV 판매 비중 역시 절반이 넘는 60%를 차지했다.
우호인 환율 환경과 해외시장 인센티브 감소 역시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 오른 1298원으로 집계됐다. 핵심 시장인 미국 내 자동차 판매를 위해 지급하던 인센티브도 7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을 덜 쓰고 잘 팔았다는 얘기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센티브 절감에 따른 영업익 증가는 사상 최대 수준인 6208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미국에서 대당 인센티브가 71% 감소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균 환율로 인한 영업익 증가도 4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며 "신흥국 환율이 안정화된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전망도 밝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다소 누그러지고 노조와의 임금협상 문제도 잠정 합의되면서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완화될 경우 생산량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고수익 차량인) 전기차 라인업 확대, 아이오닉5 증산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