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HER2 양성 유방암' 새로운 치료법 나오나

입력 2022-07-19 15:39
수정 2022-07-19 15:40

재발과 전이가 잦은 것으로 알려진 HER2 양성 유방암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제안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와 김지연 교수, 정경해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안희경 길병원 종양내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GS)에서 새로운 치료법 ‘Neo-PATH’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Neo-PATH 치료법은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와 표적항암제(트라스트주맙, 퍼투주맙), 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를 섞어 투여하는 항암요법이다. 이는 HER2 양성 환자의 표준 치료법인 ‘TCHP 선행항암요법’을 일부 변경한 치료법이다.

TCHP 선행항암요법은 아테졸리주맙 대신 세포독성항암제인 카보플라틴을 포함한 항암요법이다.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수술에 앞서 진행하는 항암요법으로, 50~60% 수준의 높은 완전 관해율을 보인다.

하지만 세포독성항암제를 두 개나 동시에 투여해 부작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골수세포나 위점막세포 등 정상 분열세포까지 사멸하며, 심각한 수준의 설사나 패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손과 발의 감각이 떨어지는 말초신경병도 주요 부작용이다. 그래서 환자가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엔 적극적으로 TCHP 항암 치료를 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TCHP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Neo-PATH 치료법을 제안했다. Neo-PATH 치료의 임상 2상에는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모집한 HER2 양성 환자 67명이 참여했다. 평균 나이는 52세로, 유방암 크기가 2㎝ 이상인 2~3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이다.

환자들은 3주 간격으로 6차례에 걸쳐 Neo-PATH로 선행항암치료를 받았다. 이후 암이 진행된 2명을 제외한 65명이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세포독성항암제인 도세탁셀을 제외하고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로만 12~14차례 추가로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항암치료를 종료한 환자의 61%가 완전 관해에 도달했다.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근육통(75%)이 가장 많았으며 탈모(67%), 발진(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증도 이상의 치료 부작용인 호중구 감소증과 열성 호중구 감소증은 각각 12%, 8% 정도에 그쳤다. 특히 면역 관련 부작용은 6%로 다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박연희 교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표적항암제 개발 이후 환자 예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재발과 전이가 잦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를 위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종양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자마 온콜로지’ 최근호에 실렸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