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과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성추행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어두운 관계를 조명한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부작 다큐멘터리 '빅토리아 시크릿: 천사와 악마'가 빅토리아 시크릿의 억만장자 CEO 레슬리 웩스너와 엡스타인의 친분을 파헤치며 모델을 상대로 한 엡스타인의 성범죄 의혹을 조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웩스너가 자산관리인으로 고용했던 엡스타인에게 1991년 전권을 위임하는 대리권을 부여하면서 엡스타인이 웩스너의 재산을 사실상 마음대로 사용하게 됐다.
엡스타인이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한 장소인 호화저택과 그들을 태우고 다닌 자가용, 제트기 등에도 웩스너의 재산이 상당 부분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또 엡스타인이 이 회사의 직원 행세를 하면서 모델 지망생 등에 대한 성 착취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회사 임원이 웩스너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명확한 후속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웩스너는 5000달러로 시작한 의류 브랜드 '더 리미티드(The Limited)'로 큰돈을 벌었고 1982년 파산 위기에 처한 빅토리아 시크릿을 100만달러에 인수했다.
섹시함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이 회사를 기업가치 10억달러의 브랜드로 키웠고, 하이디 클룸, 타이라 뱅크스, 나오미 캠벨 같은 당대 최고 슈퍼모델이 출연한 연례 패션쇼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여성의 이미지를 고착화하고 상품화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